당신을 위한 마음이면 충분하다 (With all heart is fully enough)
‘빛나는 스무 살, 당신의 성년을 축하합니다.’ 올해 5월 셋째 월요일도 성년의 날을 맞아 여러 선물이 오간다. 성년의 날은 성인으로서의 자부심과 책무를 일깨워주고자 지정된 법정기념일이다. 성인이 된 것을 축하받으며 장미, 향수, 키스를 선물로 받는 날이 뭐 그리 좋은지 전부 웃음꽃이 활짝이다.
최근 기념일이라며 무언가를 하는 날이 많아졌다. 국가에서 법과 규정으로 지정한 90여 개의 기념일 외에도 포틴 데이(매달 14일), 삽겹살 데이(3월 3일), 사이다 데이(4월 2일) 등 매달 기념일로 빼곡 채워져 있을 정도다. 기업들은 이날을 소비의 날이라 부추겨 많은 제품을 사도록 마케팅한다.
잡코리아가 직장인 57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5월 예상 경비는 평균 56만 원으로 작년보다 18% 증가했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등 하나도 빼먹지 못할 기념일들이 많은 것이 그 이유다. 또한, 직장인 68.8%는 어버이날을 가장 부담스럽다고 꼽았는데 이는 경제적 지출이 커서라고 대부분 답했다. 부모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기 위해 제정된 날마저 부담스러워진 것이다.
선물은 축하해주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물질적인 선물을 꼭 주고받는 것이 기념 그 자체인 양 여겨지고 있다. 러시아 속담 중엔 이런 말이 있다. ‘중요한 것은 보내는 선물에 있지 않고 그 마음에 있다.’ 영화 <우아한 세계>에서 송강호는 유학 간 아이들이 보낸 비디오 하나를 받고 흐느꼈다. 비디오가 보여준 아이들의 행복한 모습이 그가 진짜 원했던 것이고 그 자체가 선물이 된 것이다. 선물이 비싸지 않더라도, 혹은 없이 말 한마디만 전하더라도 그 한마디에 상대를 향한 마음을 담아 전하면 그 자체가 최고의 선물이 아닐까 싶다.
기념일을 핑계 삼아 마음을 전해보는 건 어떨까? 무리해서 챙기자는 것은 아니다. 평소에 쑥스럽다고 말하지 못했던 고마움, 말하기 힘들어 그냥 넘긴 사과 한마디, 언제나 있어준 것에 대한 감사함 등을 평상시에 쉽게 전했던 사람은 많지 않다. 누구는 상술이라고, 누구는 흔한 하루 중 하루일 뿐이라 하지만 이날만큼 나의 마음을 쉽게 표현하고 전할 날은 없지 않을까. 진심을 ‘기념’할 수 있는 날이라면 서로에게 행복을 전할 수 있을 것이다. 언제나 명심하자. 보이는 것보단 마음이란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