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꼰대'입니다 (I am 'KKONDAE')
“나 때는 말이야…” 실생활에서 흔히 꼰대라 불리는 사람들의 단골 멘트다. 어느새 꼰대는 노인과 선생님 등 기성세대를 뜻하는 은어에서 자신의 가치관을 상대에게 강요하거나 훈계하려는 사람으로 의미가 바뀌었다.
사람이 한 사회에 소속할 때 가장 먼저 보는 것도 그 집단에 ‘꼰대가 있는지’에 대한 것이 되고 만 사회다. 하지만 우리는 항상 꼰대의 모호한 경계를 경험한다. 이 사람이 나한테 알고 있는 것을 가르쳐 주기 위한 것인지, 잘못된 습관을 바로잡아 주기 위함인지 등은 당사자조차 모를 수 있다. 항상 ‘나도 꼰대일 수 있다’를 머릿속에 넣고 다녀야 하는 이유다.
2월 2일자 JTBC <뉴스현장>에서 김종혁 앵커는 이런 말을 했다. “꼰대가 꼰댄줄 알면 꼰대겠느냐.” 꼰대라는 것은 누가 낙인을 찍는 것이 아닌 자신의 행동 때문에 얻게 되는 칭호다. 뉴스현장의 예시인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또한 발언 하나하나에 담긴 낡은 생각들로 인해 기자들에게 꼰대 소리를 들은 것이다.
인간은 꼰대가 될 수밖에 없다. 조직의 논리에 동화되는 것이 쉬운 특성상 무리도 아니다. 최근 ‘젊꼰(젊은 꼰대)’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꼰대에는 나이 경계도 없어졌다. 과거 고연령층과 저연령층 사이의 문제가 이제는 군대, 대학, 직장 등에서 잘못된 군기 문화로 형성돼있다. 선배라는 우월적 지위가 후배들에게 행사되는 것이다.
문제는 꼰대 문화가 증가하면서 제대로 된 조언도 꼰대로 치부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나에게 듣기 싫은 말을 하는 사람은 꼰대로 부르는 것이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인생 경험은 절대 무시해서는 안 될 정보다. 이런 정보를 듣지 않는 사회가 과연 괜찮은 사회일까?
영화 <인턴>에서 70세 인턴 벤 휘태커(로버트 드 니로)는 경험을 토대로 줄스 오스틴(앤 해서웨이)의 회사를 돕는다. 줄스는 30대에 직원 220명의 회사를 만든 능력자임에도 인생 경험은 무시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 꼰대 문화로 인해 이러한 사회가 무너진다면 그것은 어느 누구에게도 좋지 않을 것이다. 어떻게 꼰대가 되지 않을 수 있냐 묻는다면 ‘나도 꼰대일 수 있다.’ 이 한마디만 머릿속에 넣고 살자. 자신이 꼰대임을 자각하는 사람은 절대 꼰대가 될 수 없다.